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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입사>2000년을 보내며...
작성자 박정현 작성일 2004. 4. 4. 조회수 4087
2000년을 보내며……

박 정 현(국회사무처 속기1과2담당)

올해는 내 인생에 있어서 유난히도 기억될만한 해가 될 것 같다. 우선은 20대 후반으로 들어선 해이기도 하고 나의 거주지가 대구에서 서울로 다시 바뀌게 된 해이기도 하며 무엇보다도 국회에 입사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사실 2000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실제로 나의 서울입성이 이루어진다는 것은 생각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물론 속기를 시작하면서부터 입버릇처럼 "국회에 시험을 치기만 하면 들어갈 것이다"라고 큰소리치긴 했었지만 그것은 어차피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을 것을 알았기 때문에 부려본 일종의 호기였고 현재에 만족하지 못하는 내 자신에 대한 위로 정도였을 것이다.
속기를 시작한 것이 96년도 중반이었고 97년도에 시험이 있을 줄 알았는데 발표가 나지 않았다. 99년 말까지만 해도 채용할 계획이 없다는 씁쓸한 답변뿐이었기 때문에 국회에 대한 기대는 저버리고 3월경엔 컴퓨터에 도전해 보겠다고 학원까지 등록해 버린 상태였다.
그런데 그 후 국회에 속기사 채용계획이 있다는 전화를 받고 학원등록한 것을 연기하고 공부를 시작했다.
그 당시 다른 직장에 근무하고 있던 중이었기 때문에 미취업자들에 비해선 합격에 대한 간절함의 정도는 적었겠지만 속기를 시작하면서부터 국회에 들어오고 싶다는 생각은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고 시험을 쳐서 결국 합격을 했다.
국회에 들어오기 전에는 법원속기사로 근무를 했었는데 다들 사법기관에 있다가 입법기관으로 들어가게 되었다고 축하해 주었다. 법원에서의 속기사의 입지는 아직 정립되어 있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동료 속기사들이 기뻐해 주었다.
다들 처음 서울에 와서 느낀 것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는데 대체적으로 서울에 대한 인상은 좋다. 경상도의 소박하고 무뚝뚝한 면을 무척 좋아하는 편이고 나 역시 그런 성격의 소유자이기 때문에 그런 점들에 대한 불만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서울사람들의 예의바르고 부드러운 인상은 기분좋게 느껴졌다.
실기시험을 치러 국회로 왔을 때도 컴퓨터가 갑자기 다운되어 파일이 다 날아가버린 한 응시자를 위해서 그 사람만 재응시할 수 있는 기회를 준 배려는 정말 잊을 수 없었다. 일반적으로 자격시험을 치를 경우 컴퓨터 자체의 오류인데도 불구하고 응시자에게 책임을 물어 불합격처리하고 실제로 그런 문제 때문에 시험감독관과 마찰을 빚었던 적이 있는 나로서는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감독관님은 "합격하게 되면 같이 일할 동료가 될지도 모르는데 배려해 줄 수 있도록 해 주십시오."라고 양해를 구하셨는데 일방적으로 결정해서 통보하는 식도 아니었고 그렇게 모든 응시생의 양해를 구하는 것을 보고 "역시 국회는 다르구나. 이런 곳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실기시험 당시까지도 들지 않았던 합격에 대한 간절함이 최종합격발표 당일까지 계속되었고, 합격되었다는 통보를 받고는 무척이나 기뻤다. 또한 입사 후에 신입실무자 연수를 받는 과정에서도 우리에 대한 국회의 배려에 나의 선택이 옳았음을 다시 확인했다. 그리고 국정감사를 다녀오고 정기국회가 지난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물론 국정감사나 예산심의 때는 상당히 힘들었지만 처음 입사했을 때 어느 선배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역사를 기록하고 그 역사의 현장에 있을 수 있다는 것이 정말 뜻깊은 일이라고 느껴졌다.
그리고 정기국회를 치르면서 아직 6개월밖에 안 된 신참이지만 다른 직장에 비해 유난히도 가깝게 느껴지는 선·후배간의 관계를 이해할 수 있었다. 하루에 15시간 이상을 함께 지내니 멀어질래야 멀어질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워낙 속기라는 업무가 다른 사람과의 협력관계가 필요한 것이기 때문이기도 한 것 같다. 그리고 그렇게 가까운만큼 선·후배간에 예의를 지키기 때문이기도 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한 협력관계 속에서 이제는 한 사람의 속기사로서 그리고 후배로서 열심히 일을 해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신입이라고 어리광 부리고 선배님들한테 미룰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의 속기사로서 제 할일을 톡특히 해낼 수 있는 사람이 되고자 노력해야 할 것같다는 느낌이 든다.
이건 개인적인 문제지만 가족들과 떨어져 있어서 외로움을 느끼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입사 이래 계속된 회의와 항상 선배님들이나 동기들이 옆에 있었기 때문에 그런 감정들을 느낄 시간조차 없었다. 그런 면에서 우리 속기과의 가족적인 분위기가 너무 좋다.
2001년 새해가 밝아온다. 이제는 뭔가 새롭고 더 나은 곳을 찾고자 했던 과거에서 벗어나 이 자리에서 좀더 발전하는 모습으로 나아가자는 다짐을 해본다. 항상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고 아웅다웅하던 내 자신을 보면서 단지 "그래, 이것이 발전하는 과정이다"라고 어렴풋이 생각했었는데 이제는 그런 생각들보다는 지금 이 상황에서 좀더 발전되고 나은 모습이 되고자 노력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다가오는 새해 벽두부터 하얗게 쌓인 눈을 보면서 올해도 저 눈처럼 깨끗하고 따뜻한 한해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올 한해도 활기차게 시작해 보련다.
새내기 박정현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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